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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일기] 조급하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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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참 회의감도 현자타임도 많이 겪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저 자신의 모습을 그 위에서 바라보게 된 적이 있었는데,

너무 성급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제 스스로에게 있어서 인생의 비교 대상은 제 주위 사람들이나 또래들이 아니었거든요.

제가 무엇을 함에 있어서 어떤 부분이든 해당 분야의 선두를 서고 있는 사람이나 우위를 점하고,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거나 실력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비교했습니다.  제 지인들은 대충 알겠지만 제가 하고자 하는 분야에 있어서 저는 승부욕이 꽤 있는사람입니다.

이게 음악이 됐든, 게임이 됐든, 공부가 됐든, 지식과 경험이 됐든간에 위 말처럼 앞서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저는 최소한 제 주변의 누군가보다는 내가 잘해야만 한다 라는 의식이 기본적으로 잡혀있었습니다. 

위의 모습을 비판할 이유는 없죠. 제 모습이기도 하며 적절한 승부욕과 그를 뒷받침 해 주는 노력과 정보는 경쟁 사회 안에서 상위권은 아니더라도 중간 정도의 사람들에 비해 우위를 점하기 좋은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모습들 덕분에 20살부터 금융 공부를 할 수 있었고, 몇년 전에는 노력에 비하여 꽤 큰 이득과 결실을 맺기도 하였으며, 또래들에 비해 월등히 앞서가는 제 모습을 보며 만족하는 것이 아닌 추진력을 받아가며 더 앞으로 해쳐나가고 있었습니다.

무조건 적인 노력 100시간 보다 정보를 찾고 방향성을 확립한 10시간, 그에 따른 노력 50시간이 결과물이 훨씬 좋고 힘도 덜 들어간다 라는것을 일찍이 깨닫기도 했죠.

제 비교 대상과 대화의 대상은 언제나 또래들이 아니었습니다. 저보다 몇 살 터울의 형님들이었죠.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또래 친구들을 보며 우월감을 느끼는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ㅋㅋ 이 또한 제 결실이고 결과를 통한 감정이니 과하지만 않다면 나쁠 것은 없었습니다.

부족하지만 제가 아는것들이나 공부하고 있는 것들을 가르쳐주기도 하는 일도 적잖아 있었습니다. 물론 저보다 한참 형님들을 대상으로요.

제 이런 모습들 덕분인지 어떠한 매체나 이야기의 주제 등이 던져지면 항상 최선의 상황을 계산하려고 하는 모습이 생겼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공감을 필요로 하는 감정적인 이야기가 오갈때 저는 전혀 공감하지 못하며 객관적인 정보를 토대로 결론을 자주 지어 성급한 모습을 보일 때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게 왜 말실수인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그런지 어느순간부터는 이 사람들과 대화에서 이길 수 있을만한 자료를 준비하고 있더라구요 ㅋㅋ 이런 모습을 깨닫게 되어 즉시 그만 두었습니다만 사람들 속에서 경청 속에 있는 공감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닫는 순간들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토대로요 ㅋㅋㅋ

앞서가려고 하는 저의 모습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싫어할 이유가 전혀없었죠. 물론 이 이야기가 제 모습이 싫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런데 작년부터 참 힘든 순간들을 보내옵니다.

자세히 적지는 않겠습니다만 인생을 뒤집어 엎을 정도의 사건사고들이 참 많이도 생겼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마이너스의 삶을 살고 있죠.

친구들과 우스개소리로 "야 이거 안돼면 그냥 죽자!" 라고 농담삼아 할 때가 있는데 "난 명분이 충분한데" 라고 했을 때 모두가 숙연해지는, 그런 일화도 있었습니다 ㅋㅋㅋ 

 

원래 지금까지는 매년 성장해가는 저의 모습을 보며 많이 기뻐했고, 매년 계획을 짜고 스스로를 다그치며 이끄는 추진력과 재료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여러가지 일로 정체되어있는 것도 아니고 인생의 굴곡이 너무나도 짙은 몇년을 보내다보니 지체되는 수준이 아니라 인생의 가장 밑바닥으로 가고 있는 제 모습을 정말 참을수가 없더라구요.

지금 당장의 상황은 조금 나아졌으나 이제야 정체기에 들어왔지 당장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친구들과 부모님조차 불쌍한 놈이라며 염려하던 상황에 있었습니다.

현재는 국비지원 교육 프로젝트에 함께하고 있어 취업과 저의 방향성을 다시 확립하기 위한 과정중에 있죠.

그러다가 엄청난 현타에 빠지게 됩니다. 바로 개인 발표 과정중에서 오게 되었죠.

본인이 잘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특강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어쩌다보니 모두 자기가 했던 음악생활들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나누는 시간들을 가지게 되었죠 

다들 열심히 살았구나 하며 감명깊게 보고, 음악적인 면모든, 경험적인 부분이든, 제가 아직 참 멀엇구나 라는 깨달음도 가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저와 하던 것이 비슷한 부분의 전문가분 께서 자신의 프로젝트와 커리어를 봤을 때 강력한 현자타임을 맞게 되었죠. 

솔직히 저와 다른 분야의 음악을 해 온 사람들의 프로젝트를 보며 정말 잘한다 멋지다 등 감명이 깊은 시간들을 보냈으나, 이번엔 정말 달랐습니다. 머리를 한대 맞은 기분이었죠.

물론 저는 경력도 짧고 아직은 하고 배울게 정말 많은 사람이고, 이번에 이야기를 나누신 분은 정말 전문가분이시고 경력도 오래 되신 실력자였으니 저와 비교할 깜냥은 절대로 되지 않았으나, 말로만 듣던  "벽"이라는걸 느꼈던 것입니다.

지금에 와서야 저와 비교 할 대상도 아니고, 저는 음악을 주류로 가져가려 한 적이 없었기에, 이렇게 생각도 정리하고 글도 쓰고 있지만, 그 때 당시에는 정말 충격이었죠. 말도안되는 완성도와 퀄리티, 작업을 해 활동하는 그 규모들. 그냥 어안이 벙벙해 하루종일 벙 쪄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면서 저의 멘토이자 친구처럼 지내는 어떤 형과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또, 기타 반주로 도움을 주러 갔을 때 만난 어떤 분과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가졌었는데요, 이 때 저의 모습을 제 3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너무 앞서가려고 하는 조바심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말이죠.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아직 어리니까 괜찮아."

어려서 괜찮은건 없습니다. 앞서가는 사람은 앞서가니깐요. 자리잡는 사람들은 자리잡으니깐요.

제 당장 주위만 봐도 저보다 몇 살 차이 안나는 사람이 자신의 능력으로 대거 인정받은 사례들이 꽤 있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듯, 언제나 저의 비교대상은 주위 또래들이 아닌 이미 앞질러 가고 있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아직 어려" 라는 말은 독처럼 느껴지기만 했죠.

둘은 "지금을 살아라", "나이에 맞게 살아라"

제 가슴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관념이 있었습니다. 

"늦은건 자랑이 아니다.", "늦은건 늦었다.", "늦은것은 없다 라며 예를 들어주는 위인들은, 말 그대로 극극소수의 사람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늦은건 없다 라는 케이스 안에서 알 수 있는 대표적 인물이 된 것이다" 라는 것 말이죠.

사실 위의 세가지가 전부 팩트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그러다보니 지금과 같은 강박에 사로잡히게 된 것 같다는 것을 이번 주 토요일에 스스로의 모습을 보며 깨닫게 된 것입니다.

아무 결과물이 없이 지나가는 시간을 가지는 것을 너무나 불안해 하고 있는 제 모습을 말입니다.

한참 높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아 자신에게 자극제로서 받아들이는 자세는 굉장히 좋죠. 지금의 제가 그랬듯이 말이죠.

그러나 지금의 저는 너무 성급해하고 있던 것입니다. 현재의 교육과정이 아직 5분의1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끝나고 당장 다음단계는 뭐가 있을까? 아무것도 없다면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아닌가? 라고 하면서 말이죠.

저의 삶과 현재의 과정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유 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국비지원 교육에 신청한 이유는, 이번 교육과정을 통해서 음악과 관련된 인공지능 개발자로써 취직을 하는 것이 저의 목표가 되어있죠.

이 것 하나만 바라보고 있어도 되는 것인데 어쩌면 자만일지도 모르는, 여러가지를 동시에, 좋은 결과로 해내려고 하는 저의 모습이 스스로를 더 불안하고 촉박하게 만드려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제가 정말 싫어하던 말들 중 "지금을 살아라" 를 받아들이는 것 부터 시작해보려 합니다.

너무 급하지 않길 바라며. 제가 해온 것들을 부정하지 않길 바라며,

하나씩 배우고 느껴가는 과정들을 곱씹어보며

그리고 쫓아가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실망하는 모습을 가지지 않길 바라며. 이번 주말을 마치려 합니다.

읽으실 여러분들 모두 이번 주 행복한 시간들 보내셨길 바라며, 오늘의 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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