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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일기] 2022년 결산. 나는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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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완벽히 년 초 부터 참 힘든 순간들이 너무나 많았다.

재기하기 어려울 정도의 시련들이 정말 많이 있었고 주변에서 안죽은게 신기하다고 할 정도의 물질적, 시간적, 많은 일들이 있었던 2021년,

년 초의 한두가지 문제로 슬럼프를 오래 겪은 것이 아닌 꾸준한 커다란 사건사고들, 12월 31일까지 꽉 채웠던 힘들었던 시기.

나는 유치원을 다니기 전, 광진구에서 살았던 4살까지의 수많은 장면들과 집 구조, 사건들을 대부분 기억하고 있고

인상깊었던 사건이 있으면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떤 사건이 어떻게 벌어졌고 어떻게 끝났는지, 그 배경의 구조물은 어떠했는지 까지 외우고 있을 정도로 비상한 기억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2021년은 머릿속에서 한 해를 완전히 지운 것 만큼이나 기억나는 것들이 거의 존재하지도 않는다.

2021년 7월, 어학 시험이 끝난 직후,

몇 개월 동안은 만화와 유튜브만 보며 방 밖으로 나가지 못했었고, 하루종일 잠만 자며 낮과 밤이 완벽하게 바뀌고,

마치 추억도 기억도 없는 지나가버린 시간들처럼만 느껴지고 있어 인생의 나락, 퇴보하는 시기라고만 느껴진다.


그래도 정신이 번쩍 들어 힘내보고자, 사람처럼 살아보고자 하며 시작하게 되어 아직까지 남아있는것이 있다면,

한국의 결손가정들에게 작지만 도움을 줘 보고자 11월 부터 월정액 정기후원을 시작하고 

 

사람처럼 살아보자며, 그래서 경제적 자유를 얻고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하면서도 무리 없는 삶을 살자 라며 경제에 관련된 수십권의 책을 사 전부 다 읽으며 독후감만 잔뜩 적었던 기억들만이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후에는

유학자금으로 모아놓았던 3천만원은 여러가지 투자로 현금 약 5천만원 후반대 까지 올라갔고

출국도 하지 못한 채로 야금야금 생활비와 공허함에 빠져 술값으로 빠져나가고 있을 때

여러번의 선물거래의 실패와 비상장코인 투자로 전부 다 없어지고 만다.

이 안에는 부모님께서 유학갈 때 여비 하라고 챙겨주신 약 700만원어치의 엔화도 있었다는것을

오늘 외화 통장 거래내역을 보며 확인할 수 있었다.

어쩐지 내 생각보다 그때 당시 이상하리라만치 자금이 많이 있었더라..

집 밖으로 잘 나가지도 않았으면서, 이래저래 다 날려먹은것이다. 병신.

심지어 꼴에 연말이라고 정신 차리고 음악이든 마케팅이든 공부해보겠다고 작업실을 잡은 와중에 그렇게 된 것이라는게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그렇게 전재산을 완전히 탕진하고나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무조건 일하자.


2022년 1월,

30개의 이력서를 넣고 다섯군대의 면접을 보았으나 뽑아준 곳은 한군대도 없었다.

심지어 타지역의 물류센터 조차도 인력이 너무 많아서 형식적으로 공고만 올려놓았지 직원은 구하지 않는다는 답변까지 받았다.

그래도 집근처 라멘집에서 직원으로 채용하겠다고 토요일에 면접을 보고, 바로 다음주 월요일부터 출근을 하자고 했었는데

일요일 저녁 9시, 너무 충동적으로 뽑았던것 같다. 미안하다 라고 연락이 온다.

안그래도 월급이 나오기 전 까지 집에서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위치에 있기도 했고,

조급하고 뒤처지는 것에 불안해하던 마음 속에서 새 출발이라도 해보자 하는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위와 같은 연락을 받으니

2021년 한해동안 참아왔던 모든 감정이 전부 쏟아져 전화로 문자로 카톡으로 여기저기 난동을 부리다 혹여나 사고칠까봐 핸드폰을 끄고 가방속에 넣어놨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1주일을 또 보내다가 감사하게도 같이 일하자며 한 카페에서 먼저 연락이 오게 된다.

베이글 겸 샐러드가게인 "쉬즈베이글" 에서 일을 하게 된다.

오랜만에 하는 몸쓰는 일에 실수도 연발이었고,

언변이 좋던 내가 방안에서만 몇 년을 지내다 갑자기 입을 열어 손님들을 상대하려니

말 실수도 정말 많이 하고 어버버버 하는 일도 비일비재 했지만

정말 성실히 근무했으며, 여러 폐급들에게 당해 고용한 사람을 절대 믿지 않게 되었다는 사장님과도

우스갯소리로 "본사에 소개시켜주겠다, 마케팅 공부 해와라" 라는 언급까지 나오며 같이 신메뉴를 개발해보는, 인정과 신뢰를 받는 위치까지 올라서는데 고작 2개월이 걸렸다.

하루 10시간씩 서있는게 너무나도 고됐지만 정말 행복했고 즐거워서 이렇게 일년을 보내고 싶었다.

그러다가 재수없게 2개월만에, 3월에 발목 연골과 인대가 터져서 잘 걷지 못하게 되어 일을 그만두게 되고,

이후 붓기가 빠진 4월에 수술을 하게 된다.

다행이도 실비보험이 적용되 85% 이상의 금액을 보험료로 받았지만,

보험금이 잔뜩 올라가게 되었고, 당연히 이 돈은 부모님이 지출하시게 된다.

 

5월.

퇴원을 하고 걷지 못해 방 문을 닫고 한 달을 지내게 된다.

이 때는 정말 말그대로 할 수 있는게 음악 말고는 존재하지 않아서 밥먹고 자는시간 제외하고 정말 몰두해 음악공부를 했었다.

아마 다신 이렇게 못할 정도로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었지..

그렇게 상황으로 인한 작곡 프리랜서로 살아볼 계획도 짜고 있었지만 이렇다 할 이력이 없어 모든 곳에서 반려를 당한다..

땡전 한 푼 벌어보지 못하다가 운 좋게 한 게임 개발자가 BGM을 써달라는 문의를 받아서 처음으로 정식외주를 받아보게 되었다.


이런 맛에 예술 하는구나 싶었던 엄청난 하나의 사건이었다.

그렇게 관련된 업계를 좀 더 알아보고자 했던, 동시에 조금 걸을 수 있게 되었던 타이밍인 6월에 바로 이것 저것 알아보게 된다.


 

지원금도 받으며 관련된 인맥들을 쌓고, 기회의 장을 넓히는데 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었다.

이런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뭔가 진행해보려 한다는 건 너무나도 오만하다는 생각을 가져 바로 면접을 보고 들어가게 된다.

생각했던 것들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고,

인사이트가 굉장히 넓어졌다. 특히 인공지능과 프로그래밍에 대한 흥미와 현실성을 동시에 강하게 느껴

추후에 이쪽 업계를 새로 시작해볼까 하는 진지한 계획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발을 다쳐서 다행이라고 생각도 든다. 그렇지 않았으면 이런 기회도 알지 못한 채로 그 길로만 계속 가고 있었을테니, 물론 이게 절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원래 그러려고 했었으니깐.

 

팀 앨범도 나오고

 

멋드러지게 공연도 해 이름도 남기고 이력도 남기고 소중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아름다운 추억도 쌓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추후에는 12월 말, 어느 협회의 초청 공연도 갈 예정이 되어 생각도 못한 방향과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


이후 12월 현재.

12월 5일 일본 여행을 앞두고 시간이 약간 떠서 당일 알바라도 구해보려다가 실패해버렸고, 일단 즉시 할 수 있는 작업들에 매진하고 있다.

우선 글쓰기 훈련으로 시작하려 했던 블로그가 커져가며 짧아도 제대로된 내용을 담고 있는 컨텐츠를 만들어가보고자 작업하기 시작했고,

크몽, 숨고 등의 일회성 작업 프리랜서 플렛폼이 아닌,

위처럼 여러가지 뮤직 마켓들의 아티스트로 등록해 음원을 팔아가며 부수입을 창출하고 계속된 예술활동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저작권 협회에도 등록이 되어 개인 앨범으로도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며 입지를 넓히는 것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주 수입원을 정해야 하는데

  • 1. 관련 직종으로 구직활동을 이어나갈 경우
    ㄴ 이 경우는 음악 활동이 주수입원이 되는걸 꺼려하고 있는 입장에서 아직은 심히 고려되는 입장이다.
  • 2.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알게 된 인공지능, 빅 데이터 분석 부분의 부트캠프를 알아본다.
    ㄴ 새로운 교육과정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입원이 아닌 학생으로서 반년 이상을 보내야 한다.

두가지를 놓고 심히 고민중에 있다.

물론 정해지기 전 까지는 비교적 일급이 높은 일회성 아르바이트와

다시 생체리듬을 돌려줄 수 있는 아침 아르바이트 를 찾아보고

크라우드워크를 위한, 비교적 짧은 수료과정을 가지고 있는 데이터분석, 데이터라벨링 교육 과정을 수료해야 하니

몇개월 정도는 위 마켓과 관련된 활동을 좀 이어나가야 겠다 싶다.


사실 원래는 전년도 12월 말 무렵 짜던 년 계획을

2022년 계획은 한달이 다 지날 무렵에야 정신을 차려 다시 냉정히 짤 수 있었다.

2023년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막막한 내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몇시간동안 펼쳐보고 있었는데, 

건강과 관련해 몇 개월의 시간이 또 떠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22년을 생각보다 꽤 성실히 가고 있었던 것 같아서 다행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준비하는 업계는 바뀐것 같지만)

그래도 여러가지 경험들을 해보며

방구석에 앉아서 혼자 전문성을 키워봐야 여러 사람들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보다 한계가 굉장히 크다는 것도 알았고,

네트워킹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되었으며

무엇인가 한발짝 내딛는 것을 너무나 두려워 하는 나에게 시행착오와 부딪힌다 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값진 경험인지,

내 삶에 안도해 변화가 두렵다면, 이것을 깨지 않으면 절대로 다음 한 발짝은 없다는걸 다시 알게 되었다.

정말 오랜만에 누군가를 진심으로 순수하게 좋아하게 되어 설레어 하는 마음도 가지게 되고,

그 사람을 응원하는 마음도, 스스로 찌질하다 느껴질 유치하고 알 수 없는 질투심도 느껴가며 학창시절 연애 할 때의 나의 감정과 모습이 얼마나 어리석고 우매했는지도 돌이켜 볼 수 있게 되었고

 

이제 자기관리 안하면 미래는 없다는 것을 또 알게 되었다.... 살 부터 빼자.


남은 12월은

모든것을 최악의 상황 먼저 떠올려 부정적인 모습을 먼저 강하게 바라보는 나의 모습을 좀 내려 놓고,

내가 허락하는 선에서 조금 여유롭게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일본 여행도 즐겁게 잘 다녀오고,

연말에 보지 못했던 친구들도 오랜만에 만나고,

즐겁게 공연 한번 더 하며

음악생활도 꾸준히 하고 블로그에 글도 열심히 쓰고,,

2023년의 계획을 세워보며 12월을 마무리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혼자 가지고 있는 지나간 모든 과거들과 후회에 다리가 묶여

리스크와 실수에 관한 생각 제발 뿌리치고

그렇게 이번엔 계산 없이 부딪혀 보려 노력해보는 2023년을 시작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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